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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달력을 보니 작은 글자로 '망종'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입춘, 처서 등 이름을 들으면 익숙한 절기도 있지만 망종, 소만처럼 낯선 절기도 있습니다. 오늘은 '망종'이 무슨 뜻인지 무엇을 하는 때인지 정리하겠습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서 발췌했습니다.
망종 뜻
망종은 24절기 중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여기에서 24절기는 봄의 절기인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여름의 절기인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가을의 절기인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겨울 절기인 입동, 소설, 겨울의 대설, 동지, 소한, 대한을 말합니다.
태양의 고도가 북위 75도에 도달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망종이란 벼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으로, 이 시기는 모내기와 보리베기에 가장 알맞은 때입니다.
그러므로 망종무렵은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는 때입니다.
망종 속담 어구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
망종까지 보리를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망종을 넘기면 보리가 바람에 쓰러지는 수가 많으니 이것을 경계하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
이 말들은 모두 망종까지는 보리를 베어야 빈 터에 벼도 심고 밭갈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생긴 말들입니다. 또 이 시기는 사마귀나 반딧불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매화가 열매 맺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모내기와 보리베기가 겹치는 이 시기는 보리농사가 많은 남쪽지방일수록 더욱 바쁩니다. 비가 계속 내리고 농가는 모내기 준비로 바쁜 시기입니다.
<망종보기>
망종이 어느 달에 들어 있는지에 따라 그 해 농사가 풍년일지 흉년일지를 점쳤는데, 그것을 <망종보기>라고 합니다. 음력 4월에 망종이 들어있으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두어들일 수 있으나 음력 5월에 망종이 들어 있으면 그해 보리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 보리농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즉,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의 보리수확이 늦고 빠름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망종이 4월에 들면 보리의 서를 먹게 되고 5월에 들면 서를 못 먹는다>
보리의 서를 먹는다는 말은 그해 풋보리를 처음으로 먹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예전에는 양식이 부족해서 보리 익을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풋보리를 베어다 먹었기 때문에 생겨난 말입니다.
<보리는 망종 삼일 전까지 베라>
망종 시기가 지나면 밭보리가 그 이상 익지 않으므로 더 기다릴 필요 없이 무조건 눈 감고 베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망종 지역별 풍습
경남도서지역
망종이 늦게 들어도 안 좋고 빠르게 들어도 안 좋으며 중간에 들어야 시절이 좋다고 합니다. 특히 음력 4월 중순에 들어야 좋으며, 망종이 일찍 들면 보리농사에 좋고, 늦게 들면 나쁘다는 말도 있습니다.
제주도
망종날 풋보리 이삭을 뜯어서 손으로 비벼 보리알을 모은 뒤 솥에 볶아서 맷돌에 갈아 채로 쳐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으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고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라남도
이날 '보리그스름(보리그을음)'이라 하여 풋보리를 베어다 그을음을 해서 먹으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합니다. 보리가 잘 여물어 그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날 보리를 밤이슬에 맞혔다가 그다음 날 먹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허리 아픈데 약이 되고, 그해에 병이 없이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또 망종날 하늘에서 천둥이 치면 그해의 모든 일이 불길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날 우박이 내리면 시절이 좋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마무리
망종에 대한 뜻이 궁금해져서 말의 의미와 망종이 들어간 속담과 어구의 의미, 지역별 풍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올해 망종은 음력 4월말일인데, 풍년이 들 징조인 것 같습니다. 오늘 하늘에서 천둥도 치지 않았으니 올해 남은 모든 날이 순조로울 징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